6살이 지나고 7살 무렵즘 되니까 사랑이는 문득 궁금해졌나보다

6살이 지나고 7살 무렵즘 되니까
사랑이는 문득 궁금해졌나보다
‘엄마 이짜나 다른 엄마아빠들은
다 부모참관수업에 오는데
왜 엄마는 한번도 안와??’
그말이 어린엄마는 마음에 남았나보다
매일 국수집에서 일을 한다고
한번도 가보지못한 어린이집에
가보기는 해야할텐데
그런데 또 일을 뺄수는 없고
한부모가족이 대부분 그렇듯
일가정 양립은 우리네의 현실과는
좀 먼 이야기 같다
“선교사님 한번만 가주세요”
사실 난 이런부탁을 잘 거절하는 편이다
차라리 엄마가 어린이집을 가도록 하고
일을 대체할 방법을 찾아보는데
이친구들은 그 속사정을 너무 잘알아서
그러기도 미안해서 그냥 고개를 끄덕여버렸다
몇년을 유지해오던 장발을 댕강 잘랐다
오토바이 탈때는 장발이 참 멋있는데…
어린이집가려고 부모참관수업 생각하고
거울을 보니 이런 날나리가 또 없었다
최대한 깔끔하게 보이고 싶었다
사랑이는 이번에는 삼촌이 어린이집온다고
몇주동안 노래를 부르고 다녔으니
멋진 삼촌이 되고싶었다
짧은 머리가 어색해 머쓱하다
박사랑의 가족이라는 이름표를 달아보니
더 머쓱해져 괜히 옷매무새만 매만졌다
행사는 생각보다 쉬웠다
괜히 아빠들 노래를 시킨다거나
춤을 시킨다거나
그런건 없었다.. 준비 많이 했는데…
“각자 부모님 앞으로 가서 앉으세요~”
선생님이 말하자 아이들 모두가
당연하다는듯 각자 엄마아빠의 다리에 가서 앉는다
사랑이는 흘깃 내얼굴을 보더니 자기도 머쓱했는지
바닥에 앉는다
“사랑아 괜찮아 삼촌무릎에 앉아줘”
사랑이는 또 베시시 웃으며 자리를 옮겼다
아이를 낳아서 그런지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자꾸 마음이 쓰인다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걸까
수업이 끝나고 돌아가는 내 손목을
사랑이는 놓지않는다
‘조금만 더있다가면 안되요?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삼촌이랑 지금 갈래요’
엄마가 올때까지 어린이집에
혼자있어야하는 7살 사랑이는
떼써보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은
우리에게 또 이별을 준다
“다시 올게”
어린이집이든 집이든
우리사무실이든 어디든
나는 나에게 쏙 안긴 사랑이에게
다시온다는 약속만 하고 돌아왔다
사실 다른 약속들을 하고 싶었지만
그때 내가 할수 있는 약속중에
가장 소중한것은 다시 만나자는 약속이였다
눈물이 그렁그렁하여
맘대로 안되어 토라진 사랑이에게
나는 애써 웃음지으며
세차게 손을 흔들었다
삼촌 꼭 다시올게~
불그스름해진 저녁하늘을 바라본다
오늘도 집앞 십자가는 여전히 붉은데
나는 얼마나 더 알아야
얼마나 더 많는 시간이 지나야
그마음을 좀더 닮아갈수 있을까
다시온다는 말
그말을 전해주신 그마음이
오늘은 조금 이해가 되어 괜히 더
뾰루퉁해진다.
예수 다시 오신다
나는 뾰루퉁한 사랑이의 입술을 흉내내어본다
괜히 더 어린아이같은 마음이 든다
‘빨리오세요 어서오세요
약속했잖아요 기다리고 있어요’
조용히 하늘을보며
투정을 부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