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생명복지재단 대표 이효천
좋은전통인지 나쁜전통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센터에서는 미혼모자 가족의 아동이
초등학교를 입학하면
대표님이 꼭 책가방을 사준다는
이상한 전통이 있다
이런 낡고 잘못된 악습은 없어져야 하건만
입학이 다가오며 기대감에 찬 아이들의 눈을 보면
어느새 나도 아이 손잡고 근처 백화점으로 향하고 있다
제발 폴로 닥스 등등의 고가브랜드로는 향하질 않길
주님 저 경쾌한 발길을 되돌려 주시옵소서
라며 기도하지만 보면 또 카드 꺼내서 긁고 있다
이번에 함께한 아이는 엄마 배속에서 부터
출산, 돌, 어린이집, 초등학교 입학까지
함께했다 아마 내 인스타에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아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서 그런지
가장 나를 좋아하고 애교도 넘친다
신생아때 쭈글쭈글한 모습이 아직 sns에 남아있는데
벌써 초등학교 입학이라니 얼마전 교회에서
첫 찬양을 옹알거리던게 엊그제 같은데 ……
다른지역에서는 처음 이 사역을 하며 만난
갓난아기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고 연락도 온다
나는 요즘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고 생각한다
너무 빨리 흐르는 시간을 붙잡고 싶은데
붙잡으려 내민손이 무색하게 아이들은 쑥쑥자란다
엄마배속에서, 신생아때, 어린이집 재롱잔치,
초등학교 입학과 그리고 또 가까운 미래의 졸업
이제 또 중고등학교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겠지
그리고 남자친구라고 이상한놈데려오면
그놈은 내가 직접 한대 쥐어박고
결혼식 주례는 꼭 내가 봐줘야지
그리고
언젠가 이 아이들이 아이를 낳고 내가 늙어
자리에 누울때에 또 아이들이 내손을 잡아줄수 있다먼
첫 옹알거리던 찬양을 내곁에서 다시 불러준다면
나는 요즘 그런 상상을 하며 이 일을 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러고 보니 난 참 복 받은 사역자다
그러고 보니 책가방 사준거 아깝지 않네
그러고 보니 너는 이제 내 아이가 되었구나
그러다 보니 가방이 아니라 목숨도 줄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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