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큰 보온병에 따뜻한 미역국을 담아 병원으로 갔다.
정은이가 입원해 있는 병실로 가자 배시시 웃으며 나를 반겼다. 정은이는 힘겨운 몸을 일으켜 나를 불렀다.
“대표님, 나, 진짜 힘 많이 줬어요. 병원비 많이 나올까 봐.”
이제는 엄마가 된 정은이가 나를 보자마자 한 말이다. 배시시 웃는 정은이는 웃음과는 다르게 돈 걱정이었다. 진통 이 찾아올 때도, 출산할 때도, 아기가 태어났을 때도, 정은이는 돈 걱정만 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거 뭐 하나도 안 중요하다. 출산비 천만 원쯤 나오냐?
그런 걱정 말고 아기랑 너 걱정이나 해, 임마. 나돈 많아.”
눈이 빨개진 것을 들키지 않으려 정은이의 얼굴 앞에 보온 병을 슥 들이밀었다.
“내가 만든 거야. 조미료도 안 쓰고 하루 종일 끓인 거야.
집에가서도 계속 먹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정은이에게 말했다.
“지금 너한테 가족은 나뿐이잖아. 그러니 돈 걱정하지 말고. 그냥미역국이나 먹자.”
숟가락을 가져와 정은이 앞에 내려놓았다. 어느새 정은이 도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안 울려고 했는데, 붉어진 정은이의 눈을 보니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되어 계속 눈물이 났다. 내가 도와주는 건데, 왜 아이들이 출산을 하고 나면 내가 더 눈물이 나고 미안해지는 것일까?
세상 가장 뭉클한 사랑 품어주심 중에서

저자 약력

[2011년] (전)비영리단체 위드맘한부모가정지원센터 설립
[2017년] 사단법인 링커 (NGO LINKER) 설립
[2018년] 청소년한부모가족을 위한 해아리대안학교 설립 및 운영
[2020년] 소외된 이웃을 위한 GS아트홀 개관 및 운영
[2021년] 사단법인 한생명복지재단 설립
[2021년] 저서『품어주심』아르카 발간
방송활동
[TvN] 리틀빅히어로 – 미혼모들의 수호천사.
[E채널] 땅끝까지 – 이시대의 고아와 과부를 품다.
[CTS] 내가 매일 기쁘게 – 하나님의 딸들을 돌보는 총각아빠.
[CGNTV] 맞춤특강 나침반 시즌1~시즌2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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