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30인분을 불리다 3

“엄마, 미역국 어떻게 끓여요?” 어머니는 갑자기 무슨 미역국이냐며 부엌으로 오시더니, 난장판이 된 부엌과 나를 번갈아 보시고는 내 등짝을 한 대 갈기셨다.

“너 이게 무슨 일이니?”

등짝이 얼얼하니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엄마였다면 이 놈의 등짝을 손이 아닌 미역으로 때리고 싶은 마음이었을 테니.

“아니, 돌보는 애가 아기를 낳아서••.” 말꼬리를 흐리면서 불어난 미역이나 줍고 있는데, 어머니가 큰소리로 말하셨다.

“내가 끓일테니 너 저리가!”

간만에 등짝을 맞아서인가, 얼굴은 풀이 죽어 시무룩해졌지만, 그래도 미역국만큼은 내가 끓이고 싶었다.

“안돼. 내가 끓여야해, 맛보다 의미란 말이야.·••” 그 의미란 게 난장판이 된 부엌과 불려진 30인분의 미역이라 정은이와 엄마에게는 미안했지만, 미역국이라도 내 손으로 끓여주고 싶은 마음이라 엄마에게 간절한 눈빛만 보냈다. 엄마는 한숨을 푹 쉬더니 나에게 이것저것 하라고 지시하기 시작하셨다.

신기했다. 우리집 찬장 언저리에 이미 미역이 있었다는 것도, 뜨거운 물로 미역을 불리면 영양소가 빠져나간다며 내가 불린 미역이 죽은 미역 취급당한 것도, 흔한 레시피 한 번 안 보고도 뚝딱 미역국을 끓이는 방법을 알려주는 엄마도, 내가 직접 끓인 것인지 엄마가 끓인 것인지 알지 못할 미 역국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도 신기하기만 했다.

-

세상 가장 뭉클한 사랑 품어주심 중에서

저자 약력

[2011년] (전)비영리단체 위드맘한부모가정지원센터 설립

[2017년] 사단법인 링커 (NGO LINKER) 설립

[2018년] 청소년한부모가족을 위한 해아리대안학교 설립 및 운영

[2020년] 소외된 이웃을 위한 GS아트홀 개관 및 운영

[2021년] 사단법인 한생명복지재단 설립

[2021년] 저서『품어주심』아르카 발간

방송활동

[TvN] 리틀빅히어로 – 미혼모들의 수호천사.

[E채널] 땅끝까지 – 이시대의 고아와 과부를 품다.

[CTS] 내가 매일 기쁘게 – 하나님의 딸들을 돌보는 총각아빠.

[CGNTV] 맞춤특강 나침반 시즌1~시즌2 출연

품어주심 판매처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26499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96855343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0996019

#밥한끼 #한생명복지재단 #청소년미혼모 #한부모가족 #독거어르신 #소년소녀가장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