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품어주심

  •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4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4

    ‘기도를 하면 용기가 좀 생기지 않을까? 기도를 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아니,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단지 모든 책임을 하나님께 다 떠넘겨버리면 내 마음이 좀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나는 택시에서 조 용히 입을 떼었다. “하나님…” 기도를 한답시고 조용히 하나님을 불렀지만, 입이 좀처럼 떼어지지는 않았다. 그동안 매일 앉아서 기도랍시고 거룩한 말들을 뱉어내던 시간과는 다르게,…

  •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3 🛐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3 🛐

    양심이 자꾸 콕콕 찔렸다.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차라리 양심이 찔리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날려버리려 노력 해보았다. 그래도 괜히 코끝이 찡해지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나의 초라한 모습이 서러워졌다. 내가 사람을 버렸다는 사실을 잊지 못할 것 같았다. 한참 이런저런 생각이 나를 감싸고 싸우더니, 결국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저기를 가지 않아도 내 마음이…

  • 🐏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2

    🐏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2

    얼른 골목 어귀를 빠져나와 길가에 서있던 택시를 잡아탔다. 우리 동네를 말하고 ‘최대한 빠르게’ 가줄 것을 부탁했다.  기가찰 노릇이었다. 하필 그 아이가 일하는 곳이 깡패들이 있는 곳이라니, 이런 적은 또 처음이라 어버버 하며 머리가 멈추는 것도 참 웃겼다. 돌아가는 길이 생각보다 막혀 가만히 택시 창가에 비치는 밖을 보는데, 다시 생각이 많아졌다. ‘어쩔 수 없다. 내가 다치거나…

  • 👊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1

    👊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 1

    깡패, 사람을 직업적으로 때리시는 분들이다. 내가 들어가서 사장님에게 “이야기 좀 합시다”라고 했을 때, 그들이 나와 이야기를 나눌까? 아닐 것 같았다. 주먹이 더 빠르겠지. 마음이 참 간사해졌다. 술집으로 들어간 깡패들의 수를 손가락을 폈다 쥐었다 하며 세어보았다. 승합차에서 내린 몇 명, 가게 앞에 서 있던 몇 명 해서 대충 스무 명은 되어 보였다. 그쯤 되니 멍했던 머리가…

  •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5  👱‍♀️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5 👱‍♀️

    어두운 밤, 술집들이 모인 유흥가, 그리고 깡 패들, 이것들 모두가 ‘조화롭게 보여 더 무서웠다. 한참을 멍하니 서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불현듯 그 아이와 한 통화 내용이 생각났다. ‘생각나는 사람이 선교사님뿐이라서요.?’  그 말이 떠오르자 정신이 차려졌다. 나는 저 술집에 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용기를 내어 발을 떼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발이 떼어지지 않았다. 힘이 풀려 주저앉고…

  •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4 🙎‍♀️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4 🙎‍♀️

    ‘이게 무슨 상황일까?” 기웃거리며 가게를 훔쳐보던 내 눈에 더 놀라운 광경이 곧 보였다. 이번엔 검은색 체어맨이 한 대 들어오더니, 업소 앞에 있던 깡패들이 나란히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윽고 체어맨에서 두목인 듯한 중년 남자가 내렸다. 내가 생각했던 깡패 두목 모습은 영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검은 정장에 번쩍거리는 구두를 신고,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검은 선글라스를 쓴 것으로 기억하는데,…

  •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3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3

    ‘내가 오늘은 사장이랑 대화하고 말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확 이 가게를 문 닫게 해버려야겠다!’  마음 같아서는 저 굳게 닫힌 문을 발로 뻥 차버리고 ‘야, 사 장 나와!’ 하고 크게 소리 지르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가게 앞에 멈춰 선 스타렉스 승합차에서 사람들이 내리고 있었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승합차에서 승합차만한 사람들이 내리더니, 가게 앞에 모여 제각각…

  •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2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2

    한참을 돌고 돌아 그 아이가 일하고 있다는 술집을 찾았다. 간판에는 노란 글씨로 커다랗게 ‘미인궁’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 궁전이라니! 그 옆에는 다시 작은 글자로 ‘아가씨 200명 항상 대기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글자를 보는데 속이 뒤집어졌다. 저 200명 중에 한 명이 내가 찾는 아이다. 저 200명 중의 한 명이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아이다….

  •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1

    항상 대기중 아가씨 200명 중에 1

    밤이면 술집 일대는 별천지가 된다. 하늘에 떠 있어야 할 반 짝이는 것들이 죄다 땅으로 내려왔는지, 휘황찬란한 간판들 이 밤거리를 비추고 있다. 자극적인 이름의 간판들이 보이는 곳에서 택시에서 내려 어슬렁거리며 가게를 찾는 나에게 호객하는 삐끼들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가씨 찾으세요?”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내가 찾는 아가씨와 그들이 말하는 아가씨는 분명 다를 것이고, 찾는다는 의미도 많이 다를 것이다….

  • 다시 일하러 가는 이유가 6

    다시 일하러 가는 이유가 6

    나는 몇 번 변호사님과 함께 그런 업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아무개 때문에 왔다고 말하고, 영업하는 곳의 책임자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 가게를 총괄하는 사람이 나온다. 그때 사장님과 변호사님을 서로 소개시켜주면 일이 곧 잘 쉽게 풀리곤 했다. 말이 빚이고 업소이지만, 사실은 다 불법 아닌가? 갚아야 할 의무도 없을 뿐더러, 대부분 미성년을 끼고 일하는 경우도 많았기에, 그냥저냥…